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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000 Original/Etc 2012. 12. 9. 02:35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비단 이것은 나만의 문제였던것이 다른사람이 수면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난 애써 겨우 잊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원인은 그래. 역시 그 사람이겠지.

그때 이후에는 이쪽활동을 전혀 안해서 소식도 모르고 그냥 지금은 괜찮아졌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던것이다. 제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이쪽의 일에 제의가 들어와서 덥썩 물고 그 성정 어디에 버리지 못한것이다. 수많은 피해자가 일어났고, 사람들이 불쾌해했으며, 그사람을 처벌해야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사람은 단체의 보호를 받고있는 상황. 단체에서는 처벌은 하되 직접 대면하지 않은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수가 없다 하여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 피해자를 부른다니 하여간 자기입장 아니라고 제멋대로 하는건 어디서나 똑같구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실을 올렸고, 사실이라는게 드러났는데 거기에 대고 한쪽말만 들을수 없다니. 그리고 열심히 스크롤을 내리던 난 따뜻한 방에서 한기가 도는것을 느꼈다.

저기 왜 내 얘기가 있는거야.

덜덜 떨리는 손으로 계속 다른글들을 읽어나갔다. 지금 어떻게 보면 나도 그때당시의 아무것도 몰랐던 피해자인데, 나를 공범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하긴 그때당시의 내 행동을 보면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소름이 돋는건 어쩔수 없다. 모르는 사람들이 내 욕을 하고 있으니까. 헛소문도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을 가지고 그러니까.

그 글은 내가 블로그에서 찾은만큼 이미 여러군데로 퍼져있었다. 큰일났네 저걸 어떻게 하지.

일단 원본글을 찾아가기로 했다. 조금 초조해질때쯤에야 찾을 수 있었다. 거기엔 그 글을 적은 사람을 토닥여주는 글들이 있었다. 많은 증언이 필요하단건 알고있지만 저렇게 자세하게 적을건 없잖아..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저사람 입장에선 저게 당연했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떡하지. 일단 오해는 풀자. 저부분은 일단 잘못기억하고있는거니 고치자.

그럼 나머지는..?

나머지는 똑같은데..? 어찌됐건 난 그때당시의 그사람이 좋아서 뭘하든 좋게 넘어가려고 한 의심하나없는 사람이 말하는대로 믿는 순진한 갓 여고생이 된 아이인데 저때 저 상황에 저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했던걸까?

일단 내 기억에 남아있는대로 다 적기 시작했다. 두서같은건 없었다. 내 머리가 그렇게 굴러갈정도로 내 마음은 평온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덜덜 떨며 적어내려갔고, 더이상 생각이 나지 않을때쯤에 되어서야 기분을 돌리기위해 멈췄던 일을 계속했다. 일이라도 해야 그나마 좀 제정신으로 돌아올것 같아서.

시간은 너무 늦어버렸고, 나는 내일도 제시간에 일어나야했다. 결국 폰을 쥐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도 신경이 쓰여 계속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한번 들어가서 글을 보니 그때당시 캡쳐라고 적힌 글이 있었다. 뭐...?

들어가봤더니 내가 그때당시 순진하게 기쁨으로 가득찬 글이 적혀있는것이 보였다. 솔직히 그때당시의 기분이 다시 밀려오고 내 머릿속에서의 이성이 부딪혀서 부끄러워지는바람에 대충 스크롤을 쭉쭉 내리고 페이지를 넘겨버렸다. 다 읽기엔 내 흑역사에 대한 멘탈은 아직도 준비되지 않았다. 댓글엔 저걸로 범죄가 될수 있냐 없냐에 대한 토론이 적혀있었다. 내가 공범자가 된것같아 부끄러워서 몇개 보다 넘겨버렸다. 미안하지만 일단 내 멘탈이 먼저였다. 나중에 진정이 되면 다시 보겠지. 난 겁쟁이니까. 세번은 마음먹어야 한번 할 용기가 겨우 나니까. 나중에 보자. 그러고서 다른글들도 봤다. 보면서 점점 별의 별 생각이 들었다.

안되겠다. 그 원본글에 댓글로 적는것으로만은 부족하다. 그래. 페이지가 밀렸으니 모두가 못볼 가능성이 있다. 새 글로 적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다. 폰을 잡았다. 배터리는 8퍼. 괜찮을까. 일단 중간에 꺼지면 할수없는거지만 적을수 있는데까진 적자. 한자한자 적어내려갔다. 바로 적는거라 머리속 정리가 안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 두가지는 어떻게든 적은것같다. 배터리가 1퍼가 되었다. 대충 마무리하고 저장했다. 잠시 내 글을 확인하고 있으니 배터리가 완전히 나가 꺼져버렸다. 배터리를 갈아끼우고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을 감았다. 잠이 올리가 없었다. 도저히 온몸이 떨리고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아 심호흡을 하고 똑바로 누워 온몸에 힘을 빼려고 노력하며 숨을  길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어렸을때부터 잠이 안들때 저렇게 하면 나도모르게 아무생각없이 잠들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역시 난 아무생각없이 잠들수 있게 되었다.

눈뜨자마자 든 생각이 저거였다.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까. 읽었을까? 봤을까? 나에게 뭐라하진 않았을까? 바로 접속해서 확인해보았다. 사람들이 읽었다. 댓글도 달아줬다. 다들 오히려 날 걱정해주고 신경써주고 있었다. 글 하나하나 읽을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꾹 참았다. 밖에는 부모님이 계셨고, 부모님은 이 일을 모르시고 알아서도 안된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루 일과를 행했다. 일을 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사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증언을 할까 말까. 내가 도움이 될까? 하지만 예전버릇 벌써 3년이나 지난것같은데 고치질 않았네. 모르는 피해자가 더 있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가벼운 징계로 끝난다면 안될 일이었다.

난 여태까지 말하지 않은것은 나 혼자의 일이었고, 나 혼자 그렇게 당하고 끝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피해입지 않는다면 나 하나 피해입은건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때도 달랐다. 모두가 피해를 입었었던 것이다. 난 그걸 몰랐다. 어떤 분에겐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수도 있겠지. 나에게도 꽤나 큰 사건이었지만 더 큰 사건을 숨겨오고 있었기 때문에 저건 그냥 사람 잘못만났다, 정도로 치부되는 사건이었다. 6년전엔 인터넷도 휴대폰도 발전하지 않아서 증거가 되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게 증거물이 되는데 저사람도 꽤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만.

그래서 더이상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내가 겪었던 일을 밝히기로 했다. 사실 굉장히 부끄럽다. 그때의 잘못된 내 판단도 있고 그럴 요지를 준 나도 있기 때문에 나도 비난의 대상이 될수있기에. 비난을 받더라도 피해자는 더 없어야할거 아닌가.

우는 사람은 없어야한다.

제발 이걸로 그사람의 처벌을 한번 더 고려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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